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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미르매거진34

토박이말찾아보기 727 '마른일' '마른일'은 '손에 물을 묻히지 않고 하는 일'을 뜻하는 말입니다. 맞서는 말로 '진일'이 있지요. 진일을 하는 사람들은 손에 물집이 잡히고 가려워지는 수가 많습니다. '진 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시며'라는 노랫말을 떠올려 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철이 바뀌는 때 몸도 철에 맞춰 많은 것을 맞추려고 한답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 그것이 잘 되지 않아서 돌아가시는 분도 많다고 하지요. 제 몸도 철이 바뀌면서 좀 달라지나 봅니다. 마른일을 많이 하는 사람인데 까닭없이 손가락 살갗이 벗겨지고 있는 걸 보면 말입니다. 가렵지도 않고 물집도 없이 그저 살갗이 벗겨지니 그렇게 여길 수 밖에 없네요. 여러분 몸은 어떠신지요? 가을에 맞춰 바뀌셨는지요? 토박이말을 되새기는 일에 마음을 쓰다보니 새로운 토박이말을 .. 2013. 10. 2.
토박이말찾아보기 728 '마름하다' 토박이말 되새김을 하느라 새로운 토박이말을 자주 맛보여 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일 없이 이 일만 하면 그럴 수도 있을 텐데 함께 할 사람이 더욱 아쉬운 요즘이네요^^ '마름하다'는 '옷감이나 나무를 치셈(크기)에 따라 재거나 자르다'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마르다'와 같은 말입니다. 그렇게 재거나 자르는 일을 '마름질'이라고 하는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땅임자를 대신해서 관리해 주던 사람'을 '마름'이라고 했던 것을 생각하면 '마름'이란 말을 오늘날에도 살려 쓸 곳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결재'라는 한자말에서 '재'자가 '마르다'는 뜻이니 '결재'를 갈음할 말로 '마름'이란 말을 쓸 수도 있겠다 싶은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요? 예순 해 앞에 일본말을 버리고 우리말을 도로 찾자고 .. 2013. 10. 1.
토박이말찾아보기 729 '물챙이' 물챙이는 윗마을과 아랫마을 사이 개울에다 자잘한 꼬챙이나 싸리나무를 발처럼 촘촘히 엮어 박아 물을 거르는 거르개 구실을 했던 것이라고 합니다. 위쪽에서부터 떠내려 오는 나뭇가지나 지저분한 것들을 걸러내기도 하고, 윗마을에서 내려오는 쓰레기나 우리 마을에서 나가는 쓰레기를 걸러내도록 하곤 했죠. 이처럼 물챙이는 깨끗한 물챙이는 깨끗한 물만 흐르게 하고 그 나머지 것들은 물챙이에 모두 걸리게 함으로써 맑은 물을 만들어 주곤 하였습니다 물챙이에 걸린 나뭇가지나 쓰레기는 비가 갠 후 건져서 말려 두었다가 땔감으로 쓰기도 하고, 거기서 나온 재는 거름으로 사용하곤 하였씁니다.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물챙이, 우리 한어버이들의 물 지키는 슬기가 놀랍기만 합니다. 아직도 곳곳에 물챙이 여울, 물챙이 방죽, 물챙이 다리.. 2013. 10. 1.
토박이말찾아보기 730 '마무르다' 더위가 한풀 꺾이고 이제 가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아제(내일)까지 마무를 일도 있는데 일을 할 마음이 나지 않으니 큰일입니다. 이렇게 토박이말을 맛보여드린 지도 다섯 해가 넘었지만 그리 많은 분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많이 모자란가 봅니다. 맛있다, 좋다는 말보다 낯설어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보고 듣거나 배우지 못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도 잘 압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배우고 가르칠 값어치가 없는 것은 아닌데 하는 생각에 제 마음은 더 바쁩니다. 토박이말 '마무르다'는 ' 몬(물건)의 가장자리를 꾸며서 일을 끝맺다', '일의 뒤끝을 맺다'는 뜻을 가진 말이라고 합니다. '마무리'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 말이네요. '마무리하다', '매듭짓다', '갈무리하다'와 걸리는 말이니 알아두고 쓰시면 유용 .. 2013. 10. 1.